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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30 설득 게임(Persuasive Games)의 사례와 특징 4
  2. 2009.06.29 설득 게임 (Persuasive Games)

설득 게임(Persuasive Games)의 사례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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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올린 글, "설득 게임 (Persuasive Games)"에 이어서 설득 게임의 사례와 특징을 알아보자.

다음 그림은 설득 게임의 전형적인 예로써, 미국으로 수입되는 농산물들을 검역하는 검역 절차를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미국의 각 항구를 통해 수입되는 농산물을 하나하나 검역해야 한다. 만약 검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문제 있는 식품이 국내로 반입이 되면 그림처럼 화면 가운데 느낌표가 뜬다. 이 때 재빨리 느낌표를 클릭해서 다시 문제된 상품을 검역하면 느낌표가 사라진다. 이러한 검역 절차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느낌표가 3개 중첩되게 되면 게임은 끝난다.

게임 초반엔 난이도가 매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되는 상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검역관의 수는 그대로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도저히 게임이 제대로 진행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 "food import folly" from persuasivegames.com>



다른 예로 제3세계의 가난한 농민이 되어 농사를 짓는 게임이 있다. 플레이어는 초기에 주어진 겨우 몇십 달러의 돈으로 씨앗을 사서 심지만 수확을 해서 얻는 수익은 겨우 본전보다 조금 클 뿐이다. 그마저도 어느 해 흉년이 들거나 홍수가 나면 농사가 완전히 망해서 본전도 못 찾게 되어 버린다. 제3세계의 농민이 이러한 난관을 모두 헤쳐나와 부자가 되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http://www.3rdworldfarmer.com/)

이러한 설득 게임은 대개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

  •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게임 내에서 재현하였다.
  • 해피 엔딩이 아니다
  • 게임의 난이도가 매우 '현실적'이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는 뜻)


즉, 이 게임들은 역설적이게도 너무 현실적이어서 난이도가 높다. 그래서 게임을 계속 하다 보면 플레이어들은 힘겨울 수 밖에 없는 제3세계 농민들의 삶이라거나 문제가 많음에도 정부가 FTA를 마구 밀어붙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들의 게임적인 재미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현재 나온 게임들만 가지고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게임의 내러티브가 다소 무겁다고(serious) 해도, 게임 본연의 루돌로지적 측면에서 충분히 재미 있는 게임 인터페이스와 게임 플레이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음악을 감상할 때 (많은 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팝이나 댄스 음악보다 지루하게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듬 액션 게임에서 배경 음악이 지루하다고 그만큼 게임 플레이가 재미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배경 음악이 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노트의 배열이나 난이도 조절 등이 재미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설득 게임도 상당히 재미 있게 만들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게임의 폐해가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게임들이 사회에 주는 긍정적 영향을 생각해 보면 분명히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분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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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게임 (Persuasive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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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이라 하면 대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게임이 떠올려지지만, 세계의 어느 한쪽에서는 게임의 미디어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로서의 게임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글의 주제인 설득 게임(Persuasive Games)은 게임의 목적을 재미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를 널리 알리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에서 찾으려는 게임의 장르이다.

설득 게임에서는 게임의 스토리와 내러티브 등 게임 프리젠테이션을 AIDS 예방, 자연보호, 공정 무역, 전쟁 방지 등의 사회적 이슈로 설정하고, 게임 메커니즘과 인터페이스 등 게임 인터랙션을 이러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는 것으로 디자인한다. 사용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문제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다음은 대표적인 설득 게임 연구/개발/배포 기관이다.


어느 기관이 더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기관인지는 모르겠다. 각각 com, org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각 기관의 성격이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다. (전자는 게임을 개발하거나 판매도 하는 곳이고, 후자는 개발보다는 사회 운동을 하는 NGO 성격의 기관) 전자는 설득 게임의 제창자로서 유명한 조지아텍의 이안 보고스트(Ian Bogost) 교수가 설립한 기관이기도 하다. 보고스트 교수가 쓴 책 "Persuasive Games: The Expressive Power of Videogames" 이나, 그의 개인 홈페이지 [Bogost.com]도 참고해 볼만할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캐주얼 게임도 거의 게임으로 생각하지 않는 하드코어 게임 유저에 가까운 편이지만, 이러한 시도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높이 사고 있다. 어쩌면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게임을 만들면서 사회에 봉사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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